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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왕자' 중에서..
    Nothing 2011. 3. 8. 22:31

    "잘 있어!"
    그러나 꽃은 대답이 없었다.
    "잘 있어!"
    하고 그는 다시 한 번 말했다.
    꽃은 기침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감기 때문은 아니었다.
    "나는 바보였어. 용서해 줘. 그리고 아무쪼록 행복하도록 해!"
    하고 마침내 꽃은 말을 했다.
    어린 왕자는 꽃이 포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이상스러웠다. 그는 고깔을 손데 든 채 어쩔 줄 모르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꽃이 이렇게 조용하고 아늑한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응, 나는 네가 좋아."
    하고 꽃은 말했다.
     
    "너는 그걸 도무지 몰랐지. 그건 내 탓이었어. 그렇지만 너도 나나 마찬가지로 어리석었어. 아무쪼록 행복해라. 그 고깔은 내버려 둬. 이젠 쓰기 싫어."
    "그렇지만 바람이……."
    "난 그렇게 감기가 몹시 든 것도 아니야. 찬 바람은 내게 이로울 거야. 나는 꽃이니까."
    "하지만 벌레들이……."
    "나비를 보려면 벌레 두세 마리쯤은 견뎌내야 해. 나비는 참 예쁜 모양이던데. 그렇지 않으면 누가 나를 찾아 주겠어. 너는 멀리 가 있을 거고. 큰 짐승들은 조금도 겁날 것이 없어. 나는 발톱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꽃은 천진스럽게 제 가시 네 개를 가리켰다. 그리고 말을 이어,
    "그렇게 우물쭈물하지 말아요. 속이 상해. 떠나기로 작정했으면 뚝 떠나는 것이지."
    그 꽃은 우는 꼴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렇게도 거만한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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